<기획취재> 120년 역사 삼천포초등학교 통합 가능한가?
- e사천신문 정천권 기자
- 2024-09-26 10:44:30
농어촌 지역의 초중등학교 폐교화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며, 이미 상당수의 초등학교가 폐교되었거나 몇몇 학생들만이 큰 건물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 많다. 인구 감소와 저출산의 영향으로 도서 지역뿐만 아니라 농어촌 지역에서도 저출산율이 매우 낮아 시골 학교의 존재감조차 희미해졌다. 비교적 중소도시급인 사천시 내 삼천포초등학교의 폐교 위기는 이러한 상황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30년 전 시군 통합으로 삼천포시와 사천군이 합병하여 사천시가 만들어졌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사천시는 소멸 도시화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사천읍을 포함한 읍면 지역은 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구 삼천포시 지역은 학생 수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정책적인 문제를 떠나, 120년 전통의 삼천포초등학교(사천시 각산로 10)의 폐교 위기는 동 지역 전체의 인구 감소와 젊은 층의 이탈이 심각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이에 삼천포초등학교 총동문회는 인근 노산초등학교와의 통합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삼천포초등학교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생이 80여 명이지만, 매년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어 5년 내에 폐교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120년의 역사와 삼천포 농구의 명맥을 잇기 위해 3년 전 현 탁일주 교장이 삼천포초등학교 농구부를 재건했으나, 학생 수 감소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최근 삼천포초등학교 총동문회는 노산초등학교(사천시 동금로 71)와의 통합만이 해결책이라며 통합안을 추진하고, 사천시교육지원청에 협조 요청을 보내는 등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1987년 개교한 노산초등학교는 38년의 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아직 건물이 노후화되지 않았다. 또한, 노산초등학교는 총동문회 결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삼천포초등학교와의 통합이 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학교명은 ‘삼천포초등학교’로 하고, 교정은 ‘노산초등학교’를 사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삼천포초등학교 동문회는 “양 학교의 통합을 통해 행정적 시너지 효과와 동문회의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삼천포초등학교 부지 활용 방안 등 여러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경남도교육청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노산초등학교는 현재 240여 명의 학생과 20여 명의 교원이 생활하고 있다. 사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삼천포초등학교 총동문회를 통해 삼천포초등학교와 노산초등학교 통폐합안이 접수되었으며, 9월 19일 노산초등학교에 통폐합 관련 계획안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사천교육지원청은 현행법상 동 지역에서 전교생이 61~100명 이하인 학교는 통폐합 대상이 되며, 이에 따라 삼천포초등학교와 노산초등학교의 통폐합안이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읍면 지역은 전교생이 60명 이하일 경우 통폐합이 가능하다.
특히 두 학교의 통합안은 구 삼천포시 지역의 문제를 넘어, 출생률 감소로 인한 도시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교육공동체와 주민이 상생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검토와 관심이 필요하다.
한편, 2021년 전남 지역의 거문도초등학교 등 4개 초등학교가 통합한 사례가 있으며, 당시 장석웅 전남교육감은 통합 사례를 다른 시군에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존 학교 부지의 임대나 매각 대신 주민에게 돌려주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천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