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신문 - 인터넷뉴스

11월 30일 사천시문화예술회관에서

2024 지역문화예술교육 기초거점구축 지원사업의 「담쟁이 프로젝트」는 사천시의 슬로건인 하늘로(路), 바다로(路), 사천으로(路) 세 분야로 나뉘어 각각 담쟁이 연구소, 담쟁이 놀이터, 담쟁이 창작소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세 번째 프로그램인 <담쟁이 창작소>는 2024년 7월, 기획자 5명이 선정되어 문화예술교육 기획 역량 강화 수업을 듣고, 사천시 곳곳에서 다문화 및 비다문화가정, 장애 아동, 신중년, 지적장애인, 40~50대 여성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천시 특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해 운영 중이다.

 

“렌즈 너머 우리 일상 - 노래는 핑계고” -이성희 기획자

다문화가정과 비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노래는 핑계고’ 프로그램은 유튜브 차노을군의 HAPPY 랩 영상이 모티브가 되어 가족들의 일상을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보고자 하는 의미로, 사천시를 배경으로 AI를 활용한 가족 뮤직비디오를 만들어보는 시간이다. 태권도를 좋아하는 딸과 전문직 엄마, 통역사로 활동하는 아빠와 아빠를 따라 사천으로 온 아들, 두 개구쟁이 아이들과 함께 씨름하는 엄마로 구성된 세 가족은 직접 영상을 촬영해보는 실습 시간에 청널 공원을 맘껏 뛰어다녔다. 사천에 살면서도 청널 공원을 처음 와봤다며, 그 풍경에 감탄하기도 하면서 아이들의 모습을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제야 다른 가족 간 서먹함이 없어진 지금, 처음 기획과 뜻대로 되지 않아 부족함도 많이 느꼈지만 이를 발판으로 어떤 점들을 보완해야 할지 하나씩 깨닫는 중이다.

 

“숲화방: 능화숲에서 재료찾기” -김미정 기획자

‘능화숲에서 재료찾기’는 사천 시내 발달장애인 아동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 숲과 공원에서 자연물을 함께 관찰하고 탐색하고 점토 오브제, 그림으로 그린다. 숲에서 들었던 강물이 흐르는 소리, 나뭇잎을 걷는 소리 등 여러가지 소리를 녹음해서 멜로디에 입혀 하나의 음악을 만들기도 했다. 자연에서 만나는 새로운 예술 경험들은 각자의 일상에서 예술을 찾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다. 현장학습 시간엔 부모님들의 걱정과는 달리 미술 전문 강사와 함께 숲길을 걸으며 나무, 흙길, 도랑 등 자연 그대로를 느끼고 또 천진난만하게 즐기며 그림을 그려보기도 했다.

이전까지 사천시에서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의가 크다며 문화 소외 계층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이 확장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인생 레시피” -정윤희 기획자

신중년 세대는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고 노후를 준비하는 과도기 세대이다. 지역 특성상 문화예술교육의 이해도가 높지 않고 표현하는 것에 익숙치 않았지만 ‘인생레시피’라는 주제로 자신을 알아가는 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지만, 나의 인생을 키워드로 표현해보고 그래프로 삶의 사건들을 정리해보기도 하고 자신을 들여다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나눔을 통해 서로 달랐던 삶을 이해하고 비슷한 삶에 공감하기도 하는 점차 마음을 열고 표현하는 법을 배웠다. 또 자신을 표현하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알아가는 것에 흥미를 느끼며 여러 예술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넘어 예술을 도구로 문화예술교육의 이해도를 높이고 삶을 향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참여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나 자신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며 문화예술교육이란 어떤 것인지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현대 미술 일거일득하기" -정성훈 기획자

‘현대 미술 일거일득하기’는 지적 장애인을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으로, 트렌디하게 변화된 미술 세계를 통해 장애인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잠재적 재능을 발견하는데 도움을 준다. 프로그램을 처음 기획할 때는 대상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여 초기에는 단순히 전달하는 목적에 치우친 프로그램을 구상했었지만 컨설턴트의 조언과 도움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프로그램을 새롭게 설계한 끝에, 각 회차마다 현대 미술의 한 장르를 집중적으로 다루어 참가자들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현재의 프로그램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예상과 달리 다양한 상황이 발생했고, 이를 통해 대상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지면서 실전 경험의 중요성을 체감하게 되었다. 프로그램의 흐름을 파악하고 참가자를 대하는 태도를 개선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앞으로 같은 대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을 준비할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사천우아한중창단” -고혜진 기획자

육아와 가사 일로 문화생활에 고립된 지금이 가장 우아할 때라 생각한 고혜진 기획자는 40~50대를 위한 수업을 만들고 싶었고 그래서 이름을 '우아한 중창단'으로 정했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중창단 단원 모집은 의외로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인원이 다 채워져서 놀라웠다. 지역 특성상 문화예술교육의 이해도가 높지 않았고 뭘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찾기엔 방대하여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노래 수업을 진행했다.

1차시 때는 전문 성악가의 발성 수업으로 참여자 본인 음역대를 찾으면서 하나하나 짚어주기도 하고, 비슷한 음역대별로 파트를 나누어 노래하니 자신감도 찾고 다들 회차를 거듭할수록 표정도 밝아지고 노래를 즐기기도 했다. 서먹했던 사람들과 마음을 열고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도 가지면서, 합창을 통해 화음 만들어내는데 함께 희열을 느끼며 고립되어있고 어느 곳에도 설 자리가 없었던 40~50대 여성들이 문화예술 활동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발판이 된 것 같다.

 

각양각색의 매력을 가진 5개의 프로그램은 사천시가족센터, 우주항공국민체육센터, 삼한평생대학복지관, 합심원 등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기획한 5명의 기획자들은 장소 선정, 강사 섭외, 홍보, 참여자 모집까지 직접 경험해보면서 서로의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하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2025년 문화예술교육 공모사업에 지원해보는 것을 목적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담쟁이 프로젝트」는 오는 11월 30일 사천시문화예술회관에서 <담쟁이 창작소> 성과공유회와 더불어 <연극, 우리를 잇:다> 발표 공연, 그리고 <컬러풀 원더우먼> 합동 전시회와 다같이열릴 예정이다. 

 

정천권기자